
죽을 확률 50/50의 병을 선고받고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해가는 남자 이야기.
조셉 고든 레빗을 믿고 봤다.
소소하게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확실히 요즘 영화는 어떤 상황이든지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게 대세인듯.
아무 준비없이 영화관에 갇혀서 밀양같은 걸 보고 멘탈붕괴되고싶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게 아주 감사한 트랜드다.
하지만 역시 가끔 묵직~한게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냥 가끔 생각난다.
그렇다고 그런걸 찾아보는 일은 잘 없지만...
이 영화를 곱씹다가 옛날 줄리아 로버츠가 출였했던 사랑을 위하여 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불치병환자와 간병인이 사랑에 빠져서 마지막 시간들을 함께 사랑하며 보낸다는 이야기였는데
자세한건 기억 안나지만 대충 이 설정에서 떠올릴 수 있는 공식은 다 나왔던것 같다.
사랑하지만 아파서 서로에게 뾰족해지고, 아프기때문에 더 애틋하게 사랑하고...
근데 좋았다. 좋았던 기억은 확실히 난다.

여러가지 면에서 두 영화는 서로 닮았고, 참 다르다.
그런데 이게 내가 보기엔 한가지 상황에서 가장 확률적으로 평범하면서 감동을 주기 쉬운 형태로 정제한게 '사랑을 위하여'고
수십년간 반복된 정제작업에 지치고 밑천이 떨어진 이야기꾼들이 반쯤 어쩔 수 없어서, 반쯤 반항심으로 만든게 '50/50'다.
21세기에 클래식한 이야기를 만드는건 힘들다.
너무 많이 나왔고 할만큼 했다.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가 과연 남아 있을까?
50/50는 잘 만든 변주다.
오이를 볶아먹으면 의외로 맛있는 것처럼.
하지만... 누가 뭐래도 오이는 생으로 먹는게 가장 맛있다.
절망적이다.
그래도 새로운 오이레시피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아니면 새로운 신품종의 등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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